'랠리카 철인' 꿈꾸는 현대차, 도요타·시트로엥이 새 적수

입력 2016-12-19 17:37  

내달 시즌 개막 앞둔 월드랠리챔피언십…숨가쁜 왕좌다툼 예고

"폭스바겐 빠진 빈자리 내 차지"



[ 최진석 기자 ] 내년 1월19일 1차전 경주에 들어가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 2017시즌 개막을 한 달 앞두고 현대자동차 등 참가팀들이 출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내년도 WRC 경쟁 구도의 가장 큰 변화는 4년 연속 우승팀인 폭스바겐모터스포츠팀의 철수다.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파문’으로 막대한 배상금을 물게 되면서 모터스포츠 부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폭스바겐이 빠졌지만 내년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모터스포츠계의 ‘철인 3종 경기’인 WRC에서 1980~1990년대 활약한 도요타와 2000년대 초반을 주름잡은 시트로엥이 복귀했다. 포드도 신차 개발과 새로운 드라이버 영입 등 경쟁력을 높였다.

19일 유럽 모터스포츠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시즌 투입할 신형 i20 랠리카를 공개했다. WRC의 규정 변경에 따라 i20 랠리카도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공기 저항을 줄이는 에어로다이내믹 부품 사용이 완화되면서 관련 부품이 차량에 많이 부착됐다. 또한 엔진의 출력 제한이 기존 300마력에서 380마력으로 상향 조정됐다. 차량 무게는 25㎏가량 줄일 수 있게 했다. 신형 랠리카는 강한 출력과 가벼운 무게, 효율적인 공기저항 억제를 통해 이전보다 빠른 주행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기존 티에리 누빌(벨기에)과 헤이든 패든(뉴질랜드) 등 간판 드라이버들과 재계약을 맺었다. 지난 3년간 랠리카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드라이버와 기술진이 손발을 맞춘 만큼 내년에는 종합 우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현대차는 올 시즌 폭스바겐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우승을 노리는 현대차의 여정이 순탄하진 않을 전망이다. 과거 WRC를 주름잡은 도요타와 시트로엥이 내년 경쟁에 복귀하기 때문이다.

도요타 가주레이싱팀은 과거 WRC에 참가한 코롤라 대신 야리스 랠리카를 앞세워 팀 역사상 네 번째 종합 우승에 도전한다. 도요타가 영입한 드라이버는 핀란드 출신의 야리마티 라트바라와 유호 한니넨으로 모두 WRC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세바스티앵 뢰브(프랑스)와 손잡고 2000년대 초반 9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가 회사 경영 악화 등으로 WRC에서 발을 뺀 시트로엥도 내년부터 모든 경주에 참가할 계획이다.

포드도 내년 시즌 WRC의 복병이다. 포드 M스포트팀도시 규정 변경에 맞게 새로운 피에스타 랠리카를 개발했고, 폭스바겐 철수와 함께 ‘실직자 신세’가 됐던 4관왕 드라이버 세바스티앵 오지에(프랑스)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오지에는 예상치 못한 폭스바겐 철수로 당황했던 분위기를 다잡고 포드의 새로운 랠리카와 테스트 드라이브를 마쳤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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